♬ 아침열기: 행복한 마음으로
어제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는데, 이상하게도 컨디션이 좋다, 왜일까? 아니다, 이런 좋은 기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보다는 기뻐하자: 어제 저녁에는 쿠팡에서 주문한 건국포켓밀크 오리지널 대신 플러스밀크 치즈가 배송된 것을 보았지만 무슨 일인지 서비스센터에 아침 일찍 전화해보자는, 평소의 나답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이내 저녁식사를 맛있게 했고; 저녁을 먹으면서 속을 긁어내리지 않을, 나를 위한 고추장의 적정량 알아냈으며; 자기 전에는 집정리가 술술 잘 되어서 생각보다 일찍 잠들 수 있었고; 아침에 일어났더니 생각보다는 훨씬 적게 내리고 있었을 뿐더러; 평소의 속도대로 먹었는데도 아침식사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바쁜 아침, 여유가 조금 더 생겼고; 6411을 탔더니 버스기사님께서 "안녕하세요" 하고 활짝 웃으며 인사해주셨을 때 순간 "네, '감사합니다'"라는, 생뚱맞지만 내 마음이 담긴 답례를 했으며; 내릴 때에는 "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"라는 기사님의 말이 꼭 들어맞을 것만 같았고; 오늘도 어김없이 회사 앞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태권도 도복을 입고 "오늘도 파이팅 하십시오, 고객님!"하며 부지런히 아침을 시작하는 강남 소재 한 클럽의 직원을 보았는데, 다른 날과 달리 진짜 ‘파이팅’해야만 할 것 같은 강력한 느낌이 들었고;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에는 원래 주문했던 상품보다 더 좋은 상품을 보내드렸다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제조사 혹은 쿠팡 측의 문자를 보니 교환이나 반품할 마음이 사라지면서, 사실 어제부터 치즈 맛이 어쩌면 더 맛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; 달력을 보니 오늘은 금요일.
하지만 반드시 금요일이어서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. 이틀 전 저녁을 먹으면서 다음의 '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'의 강의 중 '열정, 권태, 그리고 성숙'이라는 제목으로 김창옥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겸임교수의 강의를 듣고선 두 가지 큰 위안을 얻었다. 우선 영원한 것은 없다. 인간으로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은 어렵지만, 언제나 평정을 향해 수렴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. 노력하고, 또 노력하자. 좋으면 좋은대로, 힘들 때에는 '이 또한 지나갈 거'라 스스로를 다독이자. 그리고 무엇인가를 깨닫거나 감동을 받을 때 분비되어 엔돌핀의 4,000배 효과를 낸다는 다이돌핀(didorphin). 길지만, 또 한편으로는 짧은 이 인생, 조그만 것에서라도 깨달음을 얻고 감동을 받아보자.
그런 점에서, 이 촉촉한 아침은 시작이 좋구나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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